이사장 메시지
[]<신앙계> 감사는 기적입니다. - 청소년 행복캠페인 고마워Yo 2017-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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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는 기적입니다. - 청소년 행복캠페인, 고마워Yo
<신앙계> 2017년 11월호
어느 해 추수감사주일 예배시간이었다. 설교중이시던 목사님께서 “오늘은 제가 찬양을 하나 하겠습니다.” 하셨다. 그리곤 반주도 없이 찬양을 시작하셨다. 감사 찬양이었다. 당시 어려움이 많아 광야를 지나고 있던 나는 무방비상태에서 가슴이 무너졌다. 속절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날 구원하신 주 감사/ 모든 것 주심 감사/ 지난 추억 인해 감사/ 주 내 곁에 계시네/ 향기로운 봄철에 감사/ 외로운 가을날 감사/ 사라진 눈물도 감사/ 나의 영혼 평안해…”
어머나, ‘응답하신 기도 감사, 거절하신 것 감사라네, 길가의 장미꽃 감사 장미꽃 가시도 감사라네…’ 그동안 무엇 때문에(because of) 감사인 것만 생각했는데, 모든 것을 감수하고(in spite of) 감사하다는 찬양이었다. 암흑 같은 광야 생활 중 한 줄기 빛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감사는 내 삶의 기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나는 여성가족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으로 일을 시작했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을 밝고 멋지게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국가정책을 실행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바닥이라는 OECD 조사결과를 읽게 되었다. 충격적이었다. ‘무엇이 대한민국 청소년이 행복을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청소년의 삶과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기를 3개월쯤 지났을 때, 드디어 탄생한 것이 “고마워Yo” 캠페인이었다. 아나운서로 일하며 말의 힘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느끼던 나였다. 행복은 마음에서 나오며 마음이 행복하기 위해선 말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장 쉬운, 그러나 가장 중요한 방법. 바로 감사의 말을 하는 것이다. 깨끗한 샘물은 늘 맑은 물을 내놓고, 오염된 샘에선 늘 더러운 물이 나온다. 그런데 사람은, 마음의 샘이라고 할 수 있는 입에서 깨끗한 물과 더러운 물이 무시로 바뀌어 나온다.
그렇다면 입에서 감사의 말을 많이 하면 그 샘인 마음이 감사로 넘칠 것이고 결국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사람의 인성도 변화할 것이 아니겠는가?
살펴보니, 그동안 감사운동을 펼친 분들도 참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복나눔 125의 손욱 대표는 무엇이든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포스코ICT에서는 사용하던 앱을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시기로 하셨다. 조금 업데이트를 하면 훌륭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감사했다. 이렇게 해서 고마워Yo 앱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처음 캠페인을 시작하던 2016년 6월, 130여개의 민간단체, 학교, 청소년 수련시설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모였다. 1년여가 지난 지금은 KBS 아나운서실, 룩옵틱스, 세로토닌문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350개 단체가 함께 감사운동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 행복 캠페인 “고마워Yo”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 활동이다. 일상생활 중에서 어플, 감사카드, SNS 등을 활용하여 감사를 전하고 표현하면 된다. 우선 “고마워Yo” 앱을 다운받는다. 무료다. 그리고 매일 3가지씩 감사한 일을 기록한다. 앱 안에서 이웃이 된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전체가 볼 수도 있고, 나만 보기로 선택할 수도 있다. 매일 꾸준히 실천하진 못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500개 정도의 감사가 쌓였다. 우리 청소년들이 이렇게 감사한 일을 3가지씩 쌓아간다면 아무리 힘든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간다 해도 극단의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실행 첫 해에는 청소년의 행복지수 높이기가 목표였다면 두 번째 해인 올해는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고마워Yo를 수행중이다. 그것은 바로 학교 폭력, 특히 언어 폭력을 예방하는 것이다. 말로 싸우다가 심해지면 폭력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말이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입의 말을 감사로 채우면 아무래도 험한 말이나 욕설을 하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현장에서의 감사운동
학교현장에서의 감사운동은 영향력이 아주 크다. 중앙대 부속 초등학교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매일 3가지 감사한 일을 쓰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느끼는 행복지수가 79%에서 91%로 12포인트가 상승했다고 한다. 또한 이 기간 중에 학교 폭력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현정보산업고등학교의 방승호 교장선생님도 고마워요 캠페인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다. 최근 KBS와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함께 제작한 <고마워요 캠페인>에는, 고마워Yo 앱을 사용해 학생들과 감사를 전하는 방 교장선생님의 모습이 나온다. 방 교장선생님은 지금 ‘고마워요 송’을 작곡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노랫말에 담아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하신다.
우리 진흥원 산하의 5개 국립 수련원에서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고마워요를 진행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 있는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는 ‘고마워요 느린 우체통’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과 함께 어른 키보다 더 큰 우체통을 마련했다. 수련활동을 거친 학생들은 각자 쓰고 싶은 대상에게 감사의 우편엽서를 쓴다. 그리고 이 우체통에 넣은 감사카드는 100일후에 수신자에게 발송되는 것이다.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에서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마워요 DJ 프로를 진행한다. 수련활동을 온 청소년들이 직접 점심시간에 DJ 가되고 피디가 되어 수련원 장내 음악프로를 진행하며 친구들이 보낸 감사사연과 음악을 배달한다. 나의 모교인 진명여고가 활동하는 날, 나는 선배로서 평창을 찾아 후배들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영덕에 있는 국립청소년해양센터에서는 청소년치료보호시설인 효광원에 재소한 친구들과 ‘고마워요 캠페인’을 벌였다. 소년원에 갈 정도의 범죄는 아닌 경우, 일정기간 보호와 치료가 필요한 청소년은 6호 처분을 받고 보호시설에 들어가 평균6개월 정도의 합동생활로 교화 기간을 갖는다. 해양센터는 그들을 위해 대전의 효광원으로 직접 찾아갔다. 나도 직접 그들을 만나 1시간여 고마워요 특강을 통해 100여명 가까운 청소년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어린 나이에 잠깐의 실수로 죄를 지었지만 그들은 스스로 나아지고 싶어 했고 새로운 삶을 살기를 원했다.
강의가 끝나고 열흘쯤 지났을까, 효광원의 5명의 소년으로부터 진지한 긴 편지가 왔다. “제게 행복과 자신감을 되찾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이사장님을 만나 얘기를 들으며 제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곳을 나가 앞으로 열심히 살면, 흙수저였던 제가 금수저로 바뀔 것 같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단정하게 글씨를 쓰며 자신의 속마음을 쓴 긴 편지를 보낼 수 있다니… 고마워요 캠페인의 효과를 직접 가슴깊이 느끼는 순간이었다.
감사의 기적
사실 감사의 기적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직장에서 가장 풍성하게 열매를 맺고 있다. 감사운동의 주무 부서인 활동사업부의 김용대 부장은 고마워요 덕을 톡톡히 본 당사자이다. 지난해부터 감사앱에 매일 3가지씩 감사를 남긴 것이 오늘까지 1천400개가 넘었다고 한다. 그는 무슨 말이든 끝에 “고마워요 덕분이죠”를 붙인다. 최근 아침운동을 꾸준히 하여 체중을 5kg이나 줄였고 높았던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 또한 고마워요 덕분이란다. 누구와 만나도 고마워요 전도사로 열심을 다하고 있다.
직장 직원들에게도 감사카드는 유용했다. 나는 출산을 한 여직원들에게 감사와 축하의 카드를 손수 써서 보낸다. 귀한 아기 잘 키우고, 육아휴직 충분히 사용하고 돌아오라고, 우리는 당신을 기다린다는 무언의 안심 편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최근 여성 간부들의 친정 부모님들께도 감사의 편지를 썼다.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주셔서 우리 조직의 유능한 인재로 일하고 있음을 감사드렸다. 그런데 편지를 받으신 어머니가 내게 또 감사의 편지를 보내셨다. 나의 편지를 읽고 또 읽고, 눈물을 흘리며 온 가족에게 자랑을 하셨다는 것이다. 나는 어머님들의 편지를 받고 또 감동하였다. 편지를 받은 그날 나는 특강에서 그 어머니의 편지를 직접 읽어드렸다. 맨 앞에서 강의를 들으시던 청중이 눈물을 훔치신다. 감동은 또 감동을 낳고 그렇게 이어져 갔다. 그 시작은 감사였다.
나는 지난해 말 남편과 딸아이에게 각각 100가지 감사를 썼다. 남들에게 감사하라고만 말할 게 아니라 나부터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가장 어렵게 여겨지는 100감사에 도전했다. 그런데, 30여개쯤 썼을 즈음, 당황스럽게도 더 이상 쓸 게 없었다. 난감했다. 당혹스러워 하다가 지난 사진첩, 아이의 일기장, 나의 메모 등을 찾아 읽어보았다. ‘아… 이럴 때도 있었는데… 내가 잊고 있었네.’ 거의 2주 가까이 걸려 100개씩의 감사가 완성되었다. 무엇보다 내게 일어난 기적은 생각의 변화였다. 처음엔 ‘무엇 때문에 감사하다’라고 쓰기 시작했지만, 결국은 ‘그 존재에 대한 감사’ 로 결론지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엇을 잘해주어서 감사하기보다 그저 남편이, 딸아이가 내게 존재한다는 그 사실 자체가. 건강하게 내 곁에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나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100가지 감사를 받은 이후 남편의 태도와 딸의 태도 또한 달라졌다. 나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카톡을 보내면 2박3일만에 답장이 오던 딸아이가 1박2일만에 답을 준다. 남편은 밥상머리에서, TV앞에서, 손잡고 길을 걸으며 나와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고, 아침에 손수 토스트를 굽고 차를 준비하는 일, 나를 위해 재활용 쓰레기를 버려주는 일을 즐겨 해주게 되었다.
감사운동은 조용히 우리 사회에 번져 나가고 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지난 1년 간 선생님께 감사편지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었던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손잡고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감사를 펼치기로 하였다. 또한 얼마 전 이영훈 목사님을 만나 뵙고, 우리가 펼치고 있는 고마워요 캠페인을 설명드렸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와도 함께 감사운동을 함께 할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내년이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고마워Yo’ 캠페인이 세 번째 해를 맞는다. 첫 해에 청소년 행복을 위하여, 두 번째 해에 학교 언어폭력 예방을 위하여 노력했다. 내년에는 양 극으로 첨예하게 갈라져 서로 갈등하고 증오하는 한국사회가 ‘고마워Yo’를 통해 화합하고 협력하는 대국민 운동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도하며 기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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