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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장수의 비결

2016-08-11

 

장수의 비결

 

백세시대신문 [531호] 2016년 8월 5일(금) / 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충청북도 괴산에 사시는 80세의 박 선생님. 우연히 남편 이름자와 비슷해 알게 된 분인데, 진짜 친척처럼 지금도 서로 안부를 물으며 지낸다. 우리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친정 동생들 가족들과 함께 초대받아 방문했던 적도 있다. 내외분이 모두 부지런하셔서 농사도 지으시고 닭, 염소도 먹이신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그 댁 아주머님을 ‘염소 할머니’라 부른다.
지금도 내 전화번호부엔 염소할머니라고 저장돼 있다. 가 뵌 지가 꽤 오래 됐지만 그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정성껏 끓여주신 백숙과 올갱이 된장국, 맛있는 밑반찬, 수박, 복숭아, 찐 옥수수, 삶은 밤. 끊임없이 먹을거리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생은 염소탕도 먹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낚시를 즐기는 남동생 내외는 집 앞 하천가에 텐트를 치고 밤새 낚시를 했다. 계획은 낭만적이었는데, 갑자기 내린 비로 텐트가 떠내려 갈 뻔 했다고 한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하는 얘기를 우리는 다음 날 늦은 아침에서야 들었다. 스스럼없이 주인댁 안방을 내어주셔서 비가 쏟아지는 것도 모르고 우리는 모처럼 단잠을 잤기 때문이다. 마당 한켠에 땅을 파고 시멘트를 발라 물을 가득 채워 놓은 곳은 아이들의 멋진 수영장이 되었다. 내 딸아이와 조카 둘, 그렇게 어린 여자 아이 셋이 해맑게 웃으며 놀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전국 경로당 구석구석까지 ‘백세시대’신문이 배달된다는 것도 괴산의 박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가한 시간에 나가시는 경로당으로 ‘백세시대’신문이 온다고 하시며 가끔가다 게재되는 나의 글을 즐겁게 읽으신다고 반가워하셨다.
그런데 최근 뉴스를 보니 충북 괴산이 한국 최고의 장수마을로 꼽혔다고 한다. 그 기사를 보며 내 입에서 나온 첫마디가 “괴산 박 선생님도 100세까지 사시겠네”였다. 그곳에선 여든 살이면 경로당 막내쯤이고 칠십이면 할머니 소리도 못한다고 한다. 현재 100세 이상 되신 분이 14명인데, 괴산 인구가 3만이니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42.1명 꼴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의 생존률이 높아지는 것은 보건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식생활 수준이 좋아지고, 건강관리도 잘 되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하고 있다. 산과 들이 많아 공기 좋은 곳, 번잡하지 않아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하는 얘기다.
기사를 읽으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무리 100세시대라고 해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장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장수비결의 첫째는 39.4%가 절제된 식습관이라고 한다. 그러나 도심에는 한 집 건너 커피숍이 즐비하고 단 과자나 케이크, 먹을거리가 눈앞에 펼쳐져 있으니 종일 입을 쉴 틈이 없이 무언가 먹고 마시고 있다.
언젠가 미국인 교수와 함께 야구장엘 간 적이 있다. 경기장까지 침입해온 손쉬운 먹거리, 치킨, 맥주, 햄버거, 피자 등을 보며 그 분은 “미국 사람들이 한국인에게 가장 잘못한 것이 바로 이런 음식들을 알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여름 올림픽이 한국인의 밤 시간을 잊게 할 때쯤 얼마나 많은 치킨, 햄버거, 피자가 소비될까 생각만 해도 걱정스럽다.
그 외의 장수의 비결은 규칙적인 생활(18. 8%), 낙천적인 성격(14.4%) 이라고 하니 이 또한 도시인들에겐 해당이 없다. 야근, 휴일근무, 밤늦도록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들, 취업준비생들이 어디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하겠는가. 이겨야 살고 남보다 좀 더 많이 일해야 살아남는 도시의 삶은 장수와는 거리가 멀다. 아무리 태생이 낙천적이라 해도 경쟁사회의 파도에 횝싸이면서도 낙천적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이다.
그때 마침 괴산의 박 선생님 댁에서 전화가 왔다. 집 앞의 하천에서 올갱이 잡는 축제가 열리니, 주말에 한 번 내려오라 청하신다. 처음 딴 옥수수를 한 상자 보낸다는 말씀도 덧붙이신다. 주말에도 쉽게 떠날 수 없는 일정을 말씀드리며 아쉬워했으나 내 마음은 벌써 공기 맑은 괴산에 가 있다. 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꼭 한 번 시간을 내 봐야겠다. 

 

* 원문보기 : http://www.100ssd.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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